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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 금융 지식

술자리 친구 차에서 벌어진 사고, 동승자도 책임져야 할까?

by 주식초짜베이 2025.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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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평범한 금요일 밤, 친구와 술을 마시던 A 씨. 분위기가 좋아진 친구가 "차로 이동하자"며 운전대를 잡았고, A 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탑승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단속 신호를 받은 친구가 갑자기 차를 세우지 않고 도주하기 시작했고, 결국 건물에 충돌하는 사고가 났습니다. 놀랍게도 친구는 무면허 상태였고, 차량 소유주도 불분명한 상황이었죠. 더욱 혼란스러운 것은 사고 후 친구가 "너도 책임져야 할 수 있다"며 A 씨에게 구상권 청구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점입니다. 과연 동승자인 A 씨는 이 사고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질까요? 이 사건을 통해 '동승자의 구상권' 문제를 파헤쳐봅니다.


1. "술자리 분위기"가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A 씨의 사례에서 핵심은 '동승자가 사고 발생에 어떤 역할을 했는가'입니다. 일반적으로 교통사고에서 운전자의 과실이 100% 인정되면 동승자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예외가 있는데, 바로 동승자가 위험한 상황을 조장하거나 방조했을 때입니다.

예를 들어,

  • "경찰 쫓아내!"라며 도주를 부추겼다면,
  • 무면허 운전을 알고도 차량 탑승을 허락했다면,
  • 운전자가 술에 취한 것을 알면서도 운전을 맡겼다면

이런 경우 민·형사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 씨의 경우 친구가 음주 상태였는지조차 사고 당시 알지 못했고, 경찰 추격 중에도 도주를 직접 권유한 적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더욱이 음주 방조죄는 무혐의 처리됐죠. 법원은 '단순 동승'과 '적극적 가해 행위'를 엄격히 구분합니다. A 씨가 사고 전후로 특별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책임을 물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입니다.


2. 무면허 운전자의 '차량'이 미스터리? 소유주 책임은?

이 사건의 또 다른 복병은 차량 소유주의 불분명함입니다. 만약 차주가 친구 본인이라면, 친구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지만 타인의 차량을 무단으로 운전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차량 소유주가 과실 없이 차량을 관리했다면(예: 키를 분실했는데 친구가 몰래 가져감), 소유주는 책임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반면, 소유주가 친구의 무면허 상태를 알면서도 차량을 빌려줬다면 '과실 책임'이 발생할 수 있죠.

문제는 A 씨가 이 모든 정보를 모른 채 탑승했다는 점입니다. "차가 누구 것인지 몰랐다"는 주장이 사실로 입증되면, 동승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실제 판례(대법원 2018다265320)에서도 "동승자가 차량 불법 사용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책임 없음"이 인정된 바 있습니다.


3. 음주 무혐의 처리, 구상권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처음엔 음주 운전으로 의심받았던 친구가 나중에 음주가 성립되지 않아 무혐의 처리됐습니다. 이는 사고 원인 분석에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만약 음주가 사고 원인이었다면, 동승자도 술자리 참여 사실만으로 일부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음주와 무관하다면, 오히려 "무면허 + 도주"가 사고의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이 경우, 친구의 무면허 운전과 도주 행위 자체가 고의에 가까운 불법 행위입니다. A 씨가 이러한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현재 주장대로라면 "예측 불가능한 돌발 상황"에 휘말린 피해자에 가깝습니다. 법원은 일반적으로 "동승자가 운전자의 위법 행위를 통제할 의무는 없다"는 입장입니다(서울중앙지법 2022나 12045 판결 참조).


4. 실제 법원 판례에서 본 '동승자 책임' 기준

  • ▶ 책임 인정된 경우
    • 사고 전 운전자에게 "빨리 달려"라고 재촉(대전지법 2019나 10532)
    • 무면허 운전을 알면서도 반복적으로 차량 대여(대법원 2017다265432)
  • ▶ 책임 부정된 경우
    • 단순히 옆자리에 탑승만 한 경우(서울고법 2020나 200123)
    • 운전자의 갑작스러운 위법 행위에 개입할 시간적 여유 없음(부산지법 2021나 53021)

A 씨의 상황은 후자에 더 가깝습니다. 특히 경찰 추격 도중 사고가 난 점, 음주와 무관하게 처리된 점을 종합하면 책임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5. 만약 구상권 청구를 당한다면? 대응 전략

친구가 실제로 청구를 한다면, A 씨는 다음과 같이 대응할 수 있습니다.

  1. "과실 입증" 요구
    청구권자는 A 씨가 사고에 기여한 구체적 행위(예: 도주 권유, 무면허 인식)를 입증해야 합니다. 단순 동승만으로는 부족합니다.
  2. 음주 무혐의 사실 강조
    사고 원인이 무면허와 도주에 있음을 공식 문서로 증명합니다.
  3. 차량 소유주 확인
    소유주가 과실이 있다면 책임 소재가 분산될 수 있습니다.
  4. 자동차보험 여부 확인
    만약 차량에 대인이 가입됐다면 보험사가 먼저 배상합니다. 다만 무면허 운전은 보험 적용이 배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6. 전문가 조언: "당황하지 말고 증거 수집부터"

법조계 관계자는 "이런 사례에선 우선 사고 당시 녹음·문자 메시지 등 대화 기록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와의 대화에서 "나 몰래 운전했다"는 내용이 있다면 무면허 인식 여부를 반박하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경찰 조사 기록을 통해 사고 경위를 객관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한편, 시민 단체 관계자는 "운전자와의 관계에 휘둘리지 말고 법적 지원을 받는 게 현명하다"고 강조합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이나 로클린같은 무료 상담 서비스를 활용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장했습니다.


7. 예방 수칙: 위험한 탑승, 이렇게 피하세요

  • ✓ 차량 탑승 전 확인사항
    • 운전자 면허증 확인(모바일 면허도 가능)
    • 차량 번호와 소유주 일치 여부 간단히 질문
    • 운전자에게 술 냄새가 나지 않는지 확인
  • ✓ 사고 발생 시 행동 요령
    • 즉시 119·112 신고 및 현장 사진 촬영
    • 운전자와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증인 확보
    • 보험사에 즉시 통보(가능하다면)

맺으며: "생활 속 법률 감각이 자신을 보호합니다"

A 씨의 사례는 평범한 일상에서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현실적 문제입니다. "친구 믿고 탔다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죠. 법은 단순한 관계보다 구체적 행위와 증거를 중시합니다. 만약 비슷한 상황에 놓인다면, 당황하지 말고 단계적으로 대응하는 습관이 자신을 보호하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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